청와대와 신한국당이 논란이 돼온 대통령후보 경선관련 당헌당규 개정작업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후보선출을 위한 신한국당 전당대회 일자를 오는 7월10일경으로 잠정결정한 것은 정치일정 조기가시화로 당내동요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최근 검찰의 「鄭泰守(정태수)리스트」수사로 극도의 내부혼란상이 표출되자 수습책 마련에 부심한 끝에 정치일정 조기가시화로 대선국면으로 전환하는 것 외에는 달리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특히 검찰의 심상치 않은 기류로 볼 때 한보사태 수사가 결국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아들 賢哲(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로 이어질 경우에 대비해서도 정치일정을 조기가시화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철씨가 사법처리될 경우 김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국정공백과 여권균열을 막기 위해서는 여권후보를 조기가시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권은 또 국민회의(5월19일)와 자민련(6월24일)의 대선후보선출시기도 고려해 전당대회 일정을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의 후보가 확정됐는데도 여권의 후보확정이 마냥 늦어지는 것은 부작용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경선관련 당헌당규 개정작업은 아직 초기단계고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수사와 국회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국상황도 유동적이어서 과연 여권지도부의 의도와 스케줄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정치일정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검찰수사가 보조를 맞춰줄지가 의문이다. 여권은 검찰수사도 국회청문회와 비슷한 시기인 5월중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만일 검찰수사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여권의 정치일정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정국을 뒤흔드는 돌출변수가 생긴다면 정치일정은 전면재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