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소장하고 있는 고미술품을 감정하는 형식으로 인기를 끌어온 KBS 2TV 「TV쇼 진품명품」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 프로의 도자기류 감정위원으로 활동했던 고미술상 林相城(임상성)씨가 지난 15일 삼국시대 철제 갑옷으로 추정되는 도굴유물을 유통시켜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고미술상 「임호당」 대표인 임씨는 95년 3월 「TV쇼 진품명품」이 시작된 초창기부터 지난해 6월까지 감정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지금은 임씨가 감정위원은 아니지만 감정의 신뢰성이 곧 생명인 프로의 성격상 「TV쇼…」는 존폐의 위기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사건은 최근 TV의 문화재 가격감정을 둘러싸고 KBS와 한국고고학회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한국고고학회(회장 林孝宰·임효재 서울대교수)는 지난 2월 KBS측에 『문화재에 가격을 매겨 문화재의 의미를 왜곡하고 일반인의 도굴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프로를 중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었다. 이에 대해 KBS의 제작진은 『이 프로가 고미술품을 대중화하고 일반인이 문화재를 아끼는 마음을 갖게 하는 순기능이 있으며 실제 출품작은 낮은 가격대의 개인 소장품』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일반인도 아닌 프로의 감정위원으로 활약했던 임씨가 도굴품의 매매에 관련된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한국고고학회의 우려는 사실로 입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KBS는 임씨 사건이 발생하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제작진은 『학회의 의견을 고려해 지난 2월이후 매장문화재 중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도자기류 출품을 유보해왔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프로 전체의 신뢰성이 의심받게 됐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제작진은 『아직 프로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회사측과 프로의 개선방안 등 전반적 방안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혀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김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