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정, 그대의 노래소리에는/고려청자의 쑥물든 하늘빛과/이조백자의 희다 겨운 옥빛이 안 끝나게 어려있도다』〈미당 서정주, 만정 국창비(國唱碑)헌시에서〉 17일은 명창 만정 김소희의 타계 2주년. 그를 기리는 제자들의 추모공연이 19일 오후5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9개의 무대로 나뉜 이날 공연의 백미는 수제자인 준인간문화재 4명이 연속해서 펼치는 춘향전 하이라이트. 안숙선의 초두, 이명희의 이별가, 박윤초의 춘향모 비는 대목, 신영희의 어사출또 대목을 통해 애절하고도 구성졌던 만정의 소리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회상해볼 수 있는 무대다. 1917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한 김소희는 14세의 나이로 판소리에 입문한뒤 송만갑 정정렬 등에게 소리를 배웠다. 63년 인간문화재로 지정됐으며 94년에는 국악협회 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수제자인 신영희씨는 『선생님은 가르침에 한없이 엄격했지만 때로 차갑게까지 느껴지는 그 자세는 제자에 대한 큰 사랑과 열정의 다른 표현이었다』고 회고했다. 02―423―2993 〈유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