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으로 인한 공직자의 비리와 부정부패가 극에 달했던게 전―노(全―盧)두 전직대통령 시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 두 사람의 사법 처리로 다시는 이런 수치스런 일이 이 땅에서 재발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 그러나 소위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정경유착 비리는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대통령의 가신(家臣)과 자식까지 가세하여 더욱 심화하지 않았나 하여 지금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한보사건을 계기로 국가가 온통 흔들리고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그런데 최고 권력을 악용하여 부정부패를 저지른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문제가 일부 여당의 대권 주자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어 심히 통탄스럽다. 사면이 국가 장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자신의 대권 꿈 실현을 위한 특정세력에 대한 정치적 제스처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21세기를 주도할 대권 후보라는 관점에서 더욱 한국의 장래가 염려된다. 정치 지도자의 그러한 사고방식이 잠재하고 있는 한 우리나라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영원히 사라지지 못할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은 지도자를 잘못 선택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오늘의 불행한 사태를 감수하고 있다. 두번 다시 경솔한 선택을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뼛속 깊이 새기고 있다. 대권 주자들은 오늘의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닫고 섣부른 정치게임을 벌이지 말기 바란다. 이성호(서울 영등포구 당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