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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盧씨 공판 표정]『상고기각』 준엄한 심판

입력 | 1997-04-17 20:45:00


「합법」을 가장해온 쿠데타가 17년만에 사법부에 의해 「불법」으로 최종 판정을 받는 순간은 엄숙했다. 17일은 무력을 앞세워 집권한 군사반란의 주역들이 사상 처음으로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엄중하게 단죄받은 날로 기록되게 됐다. 수단과 과정이 정당하지 않으면 결과가 어떻든 용인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주었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1층 대법정. 12.12 및 5.18사건과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사법부의 역사적인 판단을 앞둔 이곳에는 공판 시작 훨씬 전부터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피고인들이 법정에 나오지 않는 대신 閔正基(민정기) 朴永勳(박영훈)전청와대비서관 崔石立(최석립)전청와대경호실장 등 5,6공 인사들의 모습만 눈에 띄었다. ○…방청객들은 선고공판 시작 30분전부터 법정에 들어 오기 시작, 오후 1시15분경 2백54명의 방청객이 들어올 수 있는 법정을 모두 메워 「세기의 재판」에 쏠린 국내외의 관심을 반영했다. 이어 오후 1시20분경 피고인측 변호인들이 무거운 침묵 속에 변호인석에 자리잡고 1시반경 윤관대법원장 등 대법관 14명이 차례로 입정하자 카메라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오후 1시33분경 3분간의 허용된 법정촬영이 끝나자 윤대법원장은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판결문을 읽어내려갔다. 『피고인 황영시 차규헌 최세창 장세동 허화평 허삼수 이학봉 박종규 신윤희 이희성 주영복 정호용의 상고와 피고인 전두환 노태우 차규헌 박준병 허화평 허삼수 이학봉 이희성 주영복 정호용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전두환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이, 노태우피고인에게는 징역 17년형 등 쿠데타 주역들에게 법의 최종심판이 엄숙하게 내려지는 순간이었다. 사건 발생 17년만에 나온 「역사적인 판결문」을 재판장인 윤대법원장이 모두 읽는데 걸린 시간은 17분이었다. 〈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