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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총장 30명 속인 「中卒 사기꾼」 구속

입력 | 1997-04-17 20:45:00


대학총장 국회의원 등 사회 저명인사들을 감쪽같이 속인 중졸학력의 전과15범이 내친 김에 경찰청장까지 속이려들다 꼬리가 잡혔다. 상습사기 등 혐의로 16일 경찰에 구속된 洪性五(홍성오·49)씨가 그 장본인. 「대한민국 자랑스런 한국인상 표창위원회」와 「대한민국 모범청소년 표창위원회」의 사무총장이라는 거창한 직함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홍씨의 사기행각은 지난 95년말 위원회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대학 총장인 A씨를 찾아가 사회에 헌신하는 인사와 모범청소년을 대상으로 표창사업을 한다며 총재취임을 부탁, 승낙을 받은 것. 홍씨는 이어 다른 대학 B총장에게 접근, 『A씨가 총재인데 표창위원이 돼 달라』고 부탁했다. A총장과 B총장의 이름을 믿고 표창위원 동의서를 보낸 사회 저명인사는 △대학총장 30명 △전현직국회의원 3명 △정부투자기관장 20명 등 74명으로 늘었다. 「자랑스런 한국인상」역시 철저한 계산에 따라 이뤄졌다. 12.12군사반란을 다룬 TV드라마로 인기가 올라간 예비역 장성 등 사회적 관심을 끄는 인물이나 단체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 홍씨는 총장들의 지명도를 이용, 전국 초중고교에 협조공문을 보내 모범청소년을 선정토록 했다. 1천1백여 학교에서 3만여명이 표창장을 받았다. 최근엔 「서울PC통신 학습연구원」을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사기행각은 黃龍河(황용하)경찰청장에게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주겠다고 제의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홍씨를 수상히 여긴 황청장이 내사를 지시한 것.조사결과 홍씨는 대학총장과 중견화가에게 『수익성이 높은 PC통신학습 사업을 함께 하자』고 속여 2억1천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C총장은 홍씨를 믿고 4천여만원을 신용대출받아 자금을 대줬다. 홍씨는 C총장에게 접근한 이유를 이렇게 털어놓았다. 『교도소에서 관상을 공부했는데 잘 넘어갈 사람으로 보였다』 〈송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