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스타들이 테크노 물결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테크노 음악은 단순히 컴퓨터 댄스음악쯤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테크노는 록과 힙합 뉴에이지 등 여러 장르와 접목되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소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에릭 클랩튼, 데이빗 보위, 그룹 「U2」 등 세계적인 톱스타들이 최근 테크노와 접목된 새 음반을 내놓으면서 불을 댕겼다. 이들은 그저 실험성 짙은 음악이었던 테크노를 대중의 것으로 만들었다. 에릭 클랩튼은 프로젝트 그룹 「T.D.F」의 세 멤버중 하나로 참여, 앨범 「Retail Therapy」를 내놓았다. 장르는 환경음악이라는 뜻을 지닌 앰비언트 뮤직. 명상 음악으로 일컬어지는 뉴에이지에 테크노를 접목시킨 것이다. 특히 블루스 기타의 대가로 손꼽히는 에릭 클랩튼의 연주솜씨는 테크노 사운드의 대가 사이먼 클라이미와 어울려 「미래의 소리」라는 평을 들을 정도다. 데이빗 보위도 새 앨범 「Earthling」으로 테크노의 도도한 흐름을 받아들였다. 보위의 테크노 음악은 록에 전자리듬을 조화시킨 것으로 평소 예상밖의 사운드를 내놓곤 하는 「보위 다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와도 교분이 두터울 정도로 새 문명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보위. 이번 테크노 음반에서도 그의 성격과 음악적 재능이 어우러진 흥미로운 공간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U2」는 새음반 「Pop」을 발표하며 가장 먼저 테크노 사운드의 미래지향성을 인식한 톱스타다. 『우리가 하면 테크노 사운드도 세계적 소리로 자리잡는다』는 것이 「U2」의 장담. 이들 톱스타 외에도 테크노 사운드를 구사하는 그룹은 「프로디지」 「디페시 모드」 「언더월드」 「케미컬 브라더스」 등 수없이 많다. 특히 영국에서는 테크노 음악이 테크노 록밴드나 트립 합(Trip Hop)이라는 장르로 새롭게 가지를 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 정도. 또 컴퓨터 소리에 익숙한 「사이버족」이 자라 테크노음악의 마니아로 떠오르면서 『이제야 테크노가 지닌 미래적 성향을 인정받게 됐다』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인간미의 상실을 우려하는 팝평론가들도 적지 않다. 『테크노 사운드에도 인간미와 기계음의 조화를 담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다. 〈허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