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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컴퓨터교육 4,5학년때가 적당

입력 | 1997-04-18 07:41:00


서울 북아현동에 사는 전업주부 김모씨(34)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컴퓨터를 사달라는 큰아들(초등학교 1학년)의 등쌀에 알아봤더니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다 컴퓨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조언자마다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 사주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나 컴퓨터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컴퓨터판매업자들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컴퓨터를 사주는 시기는 초등학교 4,5학년일 때가 가장 많다고 말한다. 대체로 이 나이가 되면 아이들이 무리없이 컴퓨터 자판을 익히고 다룰 수 있어 사주어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 서울 추계초등학교 강효근 컴퓨터교사는 『어른들은 문서를 작성하거나 통신을 이용해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컴퓨터를 쓰지만 아이들은 대개 게임만 하게 된다』며 『저학년생에게 컴퓨터는 비싼 장난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 워드프로세서로 문서작성 정도만 익히면 중고등학교에서 충분히 컴퓨터를 이용해 필요한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강교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에게 컴퓨터 사용법을 지도하거나 자녀와 함께 컴퓨터를 쓸 준비가 돼 있다면 구입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괜찮다. 서울시 과학교육원 권병진 교사는 『컴퓨터를 활용할 때의 학습진전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며 『유치원생도 낱말의 뜻을 읽어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낱말을 익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요즘은 「게임하면서 공부한다」고 해서 「에듀테인먼트(edu+entertainment)」란 말이 나올 정도로 교육에 도움을 주는 게임 소프트웨어도 많다. 다만 어린 아이에게 컴퓨터를 사준 후 혼자 사용하도록 방치하면 아이가 컴퓨터에 흠뻑 빠져 그 앞에만 앉아 있으려 하기 때문에 사회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컴퓨터를 구입할 때는 컴퓨터교사 등 전문가나 전문서적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성능이 뛰어난 최신기종은 가격이 2백50만∼3백만원 정도이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보급형은 1백50만원 안팎이다. 서울용산전자상가 등에서 중고품을 사면 그보다 3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그러나 사용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와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기능 등을 잘 알아보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컴퓨터 이용계획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1,2학년생에게 자판은 어렵다. 이 경우 마우스를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고학년이 된 후 자판을 사용토록 한다. 저학년생에게 자판익히기를 강요할 경우 자칫 컴퓨터 자체에 거부감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