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프로의 일부인 「숨은 양심찾기」 방영중 강릉시민 2명에게 냉장고를 수여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배경음악으로 나온 곡이 놀랍게도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군함 행진곡(궁캉마치)이어서 놀랐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이 사실을 모르고 그랬겠지만 한국민의 정서에 크게 역행하는 사건이었다. 일제시대를 경험한 지금 60세이상의 세대들은 당시 라디오 방송에서 매일 저녁뉴스 첫머리의 신호음악으로 귀가 따갑도록 이 곡을 들었다. 그네들은 그 곡을 틀어놓고 그날의 전적을 과장해 발표하곤 하여 귀에 못이 박이다시피 했다. 일제 군국주의자들이 저지른 태평양 전쟁. 그들의 만행 때문에 한민족이 당한 고난은 필설로 형언키 어렵다. 그 중에는 일본군에 강제 징병 징용된 동포들이 있는가 하면 탄광으로 끌려간 사람들도 있었고 심지어 정신대라는 미명하에 군대 위안부로 차출된 여성들도 많았다. 그 일로 하여 오늘날까지 가슴 아파하는 그분들이 만약 그날 그 프로그램을 시청했다면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우리 정부는 작년에 일제잔재를 청산한다는 차원에서 옛 총독부건물을 헐어버렸다. 하지만 아직 구석구석에서 이와 같은 일제잔재들이 불거져 나올 때는 소름이 끼친다. 방송제작 관계자들의 세심한 주의를 바란다. 허남욱 (부산 해운대구 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