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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묘역 성역화]이달 완공…공연장 전망대 갖춰

입력 | 1997-04-18 08:06:00


《개발의 뒤안길에 처져 있던 호남지역에서도 최근 들어 대형공사들이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형 현안사업현장의 진척상황을 알아보고 중간점검을 해본다.》 광주와 민주주의의 「한(恨)」을 담은 광주 5.18묘역 성역화사업이 이달말 끝난다. 5.18 제 17주기를 앞두고 완공되는 5.18묘역은 이 지역의 최대 숙원사업으로 광주 북구 운정동 산34일대 완만한 구릉지 5만여평에 조성됐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시작된 이 사업에는 국비 2백43억원 등 모두 2백86억여원이 들어갔으며 17일 현재 공정은 94%. 유영봉안소 전시홀 관리동 정문 등 7개동의 건축물 공사는 지난달말 끝났으며 묘지 남쪽에 자리한 부조조형물 일곱마당도 지난 10일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1㎞의 시립묘지 우회로공사가 암반 돌출로 75%의 더딘 공정을 보이고 있으나 이달말 임시개통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당국의 감시와 봉쇄를 뚫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망월동묘역을 찾아와 고개를 숙였던 광주를 비롯한 전국의 민주시민들이 이곳을 다시 둘러본다면 그야말로 세상의 변화를 실감할 만하다. 묘역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높이 40m의 상징조형물. 두 손을 오무려 감싸쥔 형상의 탑신은 철근콘크리트구조에 대리석으로 마감, 상승감과 진취적인 힘을 표현했다. 상층부 스테인리스 재질의 난형조형물은 5월영령들의 부활과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는 뜻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전통 한식구조의 정문에 들어서면 방문객들의 마음을 씻는 의미의 분수대 연못사이로 난 석교를 통해 각종 집회 행사를 위해 마련된 민주광장과 참배광장에 이르게 돼 있다. 무등산을 바라보며 양지에 자리한 4단계 층구조의 묘역에는 모두 7백81기의 묘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묘역참배를 마치고 남쪽 전시마당과 야외공연장 전망대를 거쳐 5백여m 떨어진 구묘역을 둘러보도록 동선이 짜여 있다. 그러나 5.18묘역 성역화사업의 완료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민과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5.18묘역 국립묘지 지정이 미뤄져 유가족사이에 희생자묘역 이장을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져 관계당국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기념일 제정 이후 역사적 첫 추모기념식을 이곳에서 치르려는 광주시의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광주〓김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