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나래 블루버드를 잡고 벼랑 끝에서 탈출,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전날까지 치욕의 3연패 늪에서 허우적거린 SBS 스타즈는 18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계속된 FILA배 '97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 4차전에서 파워 포워드 정재근(43점 6바운드)의 「원맨쇼」와 제럴드 워커(15점)의 재치있는 게임 리드로 긴장이 다소 풀린 나래를 106-86으로 완파했다. SBS는 1승3패가 돼 탈락위기를 모면, 남은 3게임을 모두 따낼 경우 챔피언 결정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한 치의 양보도 불가능했던 SBS에 나래는 코칭스태프의 안이한 작전으로 패배를 자초했다. 이미 3승을 확보, 느긋한 탓이었까. 나래는 예상을 깨고 전원 2진을 선발로 기용하는 경솔한 선수기용으로 워커, 데이먼 존슨(25점 5리바운드), 정재근 등 트로이카를 앞세워 총력전을 전개한 SBS에게 이내 기선을 빼앗겨 첫 쿼터에서 12-27 무려 15점차로 끌려갔다. SBS는 나래가 제이슨 윌리포드-칼 래이 해리스가 25점을 합작하며 33점을 몰아넣어 맹추격했으나 정재근의 드라이브 인과 정확한 3점포를 앞세우며 전반을 53-45로 끝내 주도권을 지켰다. SBS의 승리는 이미 이때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정재근은 전반에만 무려 23점을 넣는 등 플레이오프 개인 최다득점과 함께 리바운드 6개 어시스트 2개 스틸 3개를 기록해 SBS를 사지에서 구했다. SBS는 나래의 골밑을 굳게 지키던 윌리포드가 파울 트러블에 걸려 위축되자 골밑을 더욱 거세게 후빌 수 있었고 정재근의 원 핸드 덩크 슛과 중장거리포도 속속 그물에 꽂혀 3쿼터 중반에 이미 77-54 23점차로 달아났다. 윌리포드는 이 쿼터 20여초를 남기고 5반칙에 걸려 벤치로 쫓겨 나갔다. SBS는 마지막 쿼터에서 해리스까지 모두 5반칙으로 퇴장,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진 나래를 문필호, 김재열 등 후보선수들까지 기용하는 여유를 보이면서 맹공을 계속해 늦긴 했지만 달콤한 1승을 건졌다. 나래는 24점으로 가장 돋보였을 뿐 윌리포드(16점) 정인교(8점) 이인규(7점)등 주전 대부분이 부진했다. 두 팀은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으로 옮겨 오는 20일부터 3연전을 재개한다. ◇18일 전적 플레이오프 준결승 4차전 SBS(1승3패) 106(27-12 26-33 33-28 20-13)86 나래(3승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