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다음달 3일 중국 北京에서 남북적십자사 사무총장(서기장)급을 단장으로 한 대표접촉을 갖자고 19일 공식 제의해왔다. 李성호 북한적십자회 중앙위원장대리는 이날오전 판문점 남북적십자사 연락사무소간 직통전화를 통해 전화통지문을 보내고 姜英勳 대한적십자사총재가 18일 제의한 적십자대표간 판문점접촉에 대해 이같이 수정제의해 왔다. 李위원장대리는 전통문에서 『북남적십자 단체들 사이에는 오래전부터 호상 동포애와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좋은 선례를 가지고 있다』면서 『귀측(韓赤)에서 민간급의 식량과 물품을 우리(북)측에 원활히 전달하기 위해 쌍방 적십자인들의 접촉을 갖자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선례에서 출발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어 李위원장대리는 『북남적십자사 단체들 사이에 접촉을 가지되, 쌍방은 각기서기장(사무총장)급을 단장으로 해 3명씩으로 하고, 장소는 서로 부담없이 만날 수있는 중국 北京으로 하며, 시일은 오는 5월3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측이 우리측의 적십자 대표접촉 제의에 대해 기본적으로 호응해 온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신중히 검토한 후 정부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적십자간 접촉은 인도적인 사안이므로 장소를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해 북측 제의를 적극 수용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남북적십자 대표접촉은 지난 92년 8월 남북이산가족 노부모방문단 및 예술단 교환과 관련한 실무대표 접촉을 가진 이후 4년 8개월동안 중단돼 왔다. 북한측이 우리측의 대화제의에 대해 이처럼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