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색의 절반은 이스트팩」. 요즘 거리에는 이스트팩(EASTPAK)로고 투성이다. 5월10일까지 한달동안은 이스트팩을 메고 찍은 사진을 응모하는 「뒷모습 콘테스트」도 열리고 있다. 남녀를 막론하고 중고생들이 이스트팩 색에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디자인이 단순하고 깔끔해요. 편하구요』 『친구들이 다 이스트팩이거든요』 미국에서 이스트팩 색을 수입해온지 3년. 올해의 이상열풍에 대해 회사측은 힙합패션 덕이라고 풀이한다. 틀이 잡혀있는 국산가방과는 달리 넣는 물건에 따라 축 처지도록 디자인돼 있어 헐렁헐렁 늘어지는 힙합패션과 찰떡궁합이라는 것. 원단도 다르고 착용감도 좋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그러나 어디 축 처지는 색이 이스트팩뿐이랴. 이스트팩이 인기를 얻자 이스트랙 이스트펙 등 비슷한 영문으로 된 색들이 판을 치는 것만 봐도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다. 요즘 중고생들에게는 옷이나 헤어스타일뿐 아니라 신발 가방 양말에도 다 유행이 따라다닌다는 것을. 『애들이 허리까지 늘어지도록 색을 메고 다니는 데 그건 허리에 참 안 좋아요. 꼭 그렇게 메려면 너무 무거운 물건을 넣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 아버지의 걱정스런 바람이다. 〈윤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