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이사온 지 4년째인 주부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매주 아이들과 함께 이동도서관을 이용한다. 주부로서 선뜻 책 한권 사기가 쉽지 않은데 일부러 마을마다 찾아다니며 무료로 책을 빌려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책꽂이에 가득한 책들을 마음대로 고르면서 마치 큰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이번주에 네살된 딸은 겉표지가 화려한 동화책을 꺼내 들었고 일곱살난 아들은 신중을 기해 이책 저책 뺐다 꽂았다를 반복하더니 과학책을 골랐다. 나는 수필집 한 권을 골라 들고 돌아왔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아쉬움이 하나 있다. 이동도서관 차안이 그다지 북적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가 내리거나 추운 겨울엔 더욱 한산하다.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왜 외면할까. 서점에서 구입한 책은 언제든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기 쉽고 때론 일년을 끌기도 한다. 그러나 빌린 책은 돌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읽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때때로 베스트셀러라는 광고에 현혹되어 빌린 책이 의외로 수준이하의 것일 때 그 책을 돈주고 샀다면 얼마나 아깝겠는가.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이 9.1권으로 일본의 19.2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이동도서관을 애용, 책 많이 읽기 운동을 벌였으면 한다. 이미혜(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탄4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