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에서 열린 통일외무위원회에서 여야의원들은 이른바 「黃長燁(황장엽)리스트」 문제 등 황씨 망명을 둘러싼 의문점들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야당의원들은 정부가 올해 대선 직전 「황장엽 리스트」를 공개, 「용공 음해」에 이용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李萬燮(이만섭·신한국당)의원은 『황장엽 문제는 조용히 처리해야 하며 만일 「황장엽 리스트」가 있다해도 결코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李信範(이신범·신한국당)의원은 『일부에서는 황장엽에 대해 「전범(戰犯)」이라며 그의 망명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면서 『황장엽에 대해 빠른 시간내에 투명하게 조사해서 그 결과를 정직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梁性喆(양성철·국민회의)의원은 『언론이 아무런 사전 검증없이 황장엽의 말을 보도하는 것만 보아도 정부가 의도했든 아니든 이미 황장엽은 국내 정치에 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金槿泰(김근태·국민회의)의원은 『당분간 황장엽의 공식 기자회견을 안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대선 직전에 「황장엽 리스트」를 공개하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朴哲彦(박철언·자민련)의원도 『황장엽은 교육 홍보분야에 종사한 사람으로 지난 1년간 金正日(김정일)을 한번밖에 보지 못했다. 권력핵심에서 거리가 먼 사람이 어떻게 리스트를 알 수 있겠느냐』며 『이런 사람의 말을 대선 직전에 공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는 안된다』고 가세했다. 李健介(이건개·자민련)의원은 『우선 황장엽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입건한 뒤 위장망명인지 아닌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權五琦(권오기)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황장엽의 망명은 일정한 동기 목적이 있으므로 종전 탈북자와는 다르다』며 『그의 망명은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를 내려야 하므로 당분간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김근태의원이 『그렇다면 대선 직전에 하겠다는 것인가. 간단한 조사가 끝난 뒤 회견을 갖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권부총리는 『정치적 이용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박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