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와 삼미에 이어 진로그룹마저 부도상황를 맞으면서 일부 시중은행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지 못할 정도로 대외신용도가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상수지 적자가 늘면서 외채마저 눈덩이처럼 불어나 대외거래에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위기감이 금융계에 확산되고 있다. 22일 재정경제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최근까지 제일 서울 상업 외환 조흥은행 등 국내 5대시중은행은 외국금융시장의 외면으로 중장기 외화자금을 한푼도 조달하지 못했다. 해외차입금리도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붙는 가산금리가 꾸준히 상승,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 1월 0.15%였던 가산금리가 3월에는 0.22%로 껑충 뛰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월 가산금리 0.23%에 조달했으나 지난달에는 0.295%를 물어야 했다. 그나마 제일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아예 외국금융기관으로부터 돈빌릴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밝혔다. 일본 비즈타야은행 등 일본 및 유럽계 20여개 은행은 이미 한국계은행에 자금공급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경상적자가 축소되지 않으면 3년내 총외채는 2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차입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대외거래에서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엄청난 외환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