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사협상에서 여러 노조가 뭉쳐 공동교섭을 벌이거나 아예 단체교섭권을 법외 상급단체로 위임하는 노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제삼자개입을 부분 허용하고 단체교섭권을 제삼자에게 위임할수 있게 한 데 따른 새로운 양상으로 노사관계의 구도를 크게 바꿔놓을 전망이다. 민주노총 산하 서울지하철노조는 22일 『올해 단체교섭에선 법외단체인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전지협)에 교섭권을 위임, 전지협공동의장 사무처장 등이 교섭에 참여할 것이며 이는 산별노조로 가는 구체적 실천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현대와 대우그룹 산하 노조들도 각각 법외단체인 현대그룹노조총연합과 대우그룹노조협의회에 단체교섭권을 위임했으며 건설노련과 병원노련도 각각 산하 노조들의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았다. 자동차 금속노련과 민주노총 산하 산별연맹으로 출범할 예정인 민주금융노련 유통노련 민주택시노련 등도 공동교섭을 추진하고 있어 민주노총 산하 주요 기간산업노조 대부분이 공동교섭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는 민주노총이 최근 『고용불안과 사용자측의 임금동결 방침에 맞서 노조의 교섭력을 강화하기 위해 단체교섭의 상급단체 위임과 공동교섭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한데다 단위노조들도 경제난으로 임금협상 여건이 어려워 교섭권 위임에 적극 호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