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전문의 朴慶植(박경식·44)씨는 지난 21일 국회청문회에서 『金賢哲(김현철)씨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청와대가 썩어 가고 있다. 비리 인사들을 척결해 달라」고 말했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 박씨는 청문회에 나가기 전 수차례 본보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자신이 현철씨에게 전했던 「청와대 비리인사 리스트」를 털어놓았다. 박씨는 94년초 張學魯(장학로)전 청와대부속실장의 비리를 알고 현철씨에게 『야당시절 「1억원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던 장학로가 돈을 긁어모아 지금은 자신의 운전사에게 격려금으로 몇천만원을 줄 정도』라며 주의를 주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그러나 현철씨는 96년 장학로사건이 터진 뒤에야 『장씨가 최후의 순간까지 「절대 문제될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해 어른(김영삼대통령)과 나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뒤늦게 후회했다는 게 박씨의 설명. 박씨에 따르면 청와대 인사들의 부패가 극에 달한 것은 95년. 이때 박씨가 현철씨에게 귀띔한 비리인사는 당시 총무수석인 洪仁吉(홍인길)씨 외에 △경제통 H △가신 출신의 숨은 실력자 K △의무관계자 J △孫命順(손명순)여사 담당 J △인사 재무담당 K씨 등. 이들 모두는 자신들의 자리를 이용, 치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는 게 박씨의 주장. 박씨는 『이들에 관한 시중의 여론을 전했을 때 현철씨도 「그중 몇명에 대해선 나도 안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겠다」고 말했으나 그후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특히 홍인길씨와 관련, 『어른은 청와대 입성후 칼국수를 먹으며 「돈 한푼 안 받는 정치」를 위해 애썼지만 홍씨는 크게 변질돼갔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최근 검찰조사를 받은 H씨는 검찰에 출두하기 전 자신이 돈을 받은 횟수와 액수를 헤아리다 「너무 많아 헷갈린다」고 얘기했다는 것을 그의 전 비서관을 통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청와대 인사들의 비리에 대한 정보를 전해준 사람들에 대해 박씨는 『87년 대선 때부터 함께 고생했고 지금은 청와대에 있는 10여명의 친구 후배들』이라며 『이들은 「곧은 소리」가 대통령에게 전해지는 통로가 모두 차단되자 현철씨와 가까운 나를 통해 「직언」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