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정글속에서 맞는 주말 오후가 지루하고 답답한 주민은 이번 토요일(26일)오후 4시 성남 분당 정자공원으로 가보라. 거리의 춤꾼 이정희씨(중앙대 무용과 교수)가 「봄날 문밖에서 춤」을 마련한다. 지난 84년 실내무대를 박차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거리춤판을 벌인 이래 해마다 고궁 강변 거리에서 공연해왔다. 이번 공연은 자신의 현대춤연구소를 올해 분당에 개관한 기념으로 마련한 것. 『봄이 무르익었는데도 봄을 느끼지 못하는 삭막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춤으로 봄을 안기고 싶었어요』 이춤에는 무용수들과 함께 동네 어린이 25명도 출연한다. 푸른 잔디밭과 공원의 나무들이 세트고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는 만큼 좌석이나 입장료도 따로 없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이 스윙 싱거스의 목소리에 실려 흐르면 정자공원앞 불정산 둔턱에서 흰 옷을 입은 30여명의 무용수와 어린이들이 내려오는 것으로 공연은 시작된다. 공연중에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도 활짝 열려있다. 〈김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