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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송기원,인도서 삭발 수행…최근 장편「靑山」발표

입력 | 1997-04-24 08:51:00


인도 갠지스강 상류의 힌두교 성지 리시케슈. 9월부터 눈이 내려 이듬해 5월까지 교통이 두절되는 히말라야 산맥의 발치. 작가 송기원이 2년 예정의 독신수행을 위해 오는 5월2일 떠나려는 곳이다. 이곳의 명상학교에 적을 두고 「일체의 작의(作意)를 흘려버린 채 안 읽고 안 쓰며」 마음을 풀어 놓을 생각이다. 일단 현지에 적응하게 되면 설산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는 지난 8년간 노장 세계와 국선도에 몰입, 지리산과 계룡산의 산사를 옮겨다니며 심신과 작품을 다듬어왔다. 유신 이후 민중문학의 가장 앞에 서서 실천하는 문사의 모습을 보여왔던 그는 매서운 시련의 세월을 겪었다. 대학 제적, 5년 주기로 드나들었던 구치소, 임종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 마지막 수감생활을 하면서 도덕경과 장자 그리고 국선도를 만나 그의 정신은 가부좌를 틀었다. 언제부턴가 삭발을 했으며 지난해말부터는 몸에 기가 차올라 고승처럼 정수리가 솟기 시작했다. 『거울을 보고는 부끄럽고 겁도 나서 계룡산을 떠났어요. 저는 높은 뜻을 가진 게 아니라 뭔가 여태 몰랐던 걸 깨닫고 싶은 것이었거든요』 그의 어투는 답답할만큼 어눌하다. 그가 최근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낸 장편 「청산」은 물질과 경제에 가려진 동양적 정신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국선도에서 지상선(地上仙)으로 모시는 청산선사의 수련을 다룬 글. 그러나 그는 『불가(佛家)든 선가(仙家)든 정신의 깨달음을 얻으려는 모든 노력들은 한 길에서 만난다』고 말했다. 〈권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