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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인질구출작전 숨은얘기]게릴라 동태 손바닥보듯

입력 | 1997-04-24 20:27:00


페루 일본대사관저 인질구출 작전이 비교적 적은 인명피해를 내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도면밀한 준비와 결단, 인질범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할 수 있는 도청장치를 활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인질범들의 허를 찔러 대사관저 안으로 지하통로를 파고 들어가는 「두더지작전」이 주요했다. 특수부대가 지하통로를 통해 순식간에 관저에 침투해 인질범 14명중 8명을 일거에 사살, 초기에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관저내 정보수집〓페루 정부는 관저 부근 병원에 정보분석기지를 설치하고 미국에서 지원받은 첨단 감청장치로 게릴라 동태를 감시했다. 또한 인질들의 요청으로 들여보낸 악기인 기타와 보온물병 속에 도청기를 설치해 인질범들의 대화를 모두 엿들어 이들의 의도를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일상생활과 인질감시 등에서 인질범들이 일정한 패턴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이같은 정보수집에 따라 인질구출작전시 1층 중앙홀에 모여 실내축구를 할 때에는 인질전원은 2층으로 보내고 게릴라 2명만이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땅굴 설치〓관저 뒤쪽 민가에서 관저 안으로 통하는 땅굴굴착 작업은 사건 장기화에 대비해 연초부터 시작됐으며 인질범들이 굴착음을 듣지 못하도록 페루군은 관저 주변에서 대형 스피커로 군가와 행진곡을 트는 등 치밀하게 진행됐다. 2백여m에 이르는 땅굴 속에서 특수부대 요원들은 작전개시 이틀전부터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특수부대〓육해공군에서 선발된 엘리트 혼성부대. 이들은 리마 부근 섬에 대사관저 모형을 만들어 놓고 인질구출훈련을 계속해 왔으며 인질극 발생 직후인 지난해 말 미국에서 고도의 특수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민간인으로 위장해 대사관저 주변에 은밀히 집결했다. ▼인질들과의 교신〓구출된 볼리비아대사는 특수부대 진입 10분전에 인질이었던 다른 군관계자로부터 신호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동경〓윤상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