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달려도 마주치는 차 하나 없는 중동의 사막. 유럽 시장점유율 2위인 프랑스 푸조사는 이 곳에 전 세계 기자 80여명을 초청해 이틀간의 시승행사를 가졌다. 왜 하필 이런 곳에서 행사를 갖는지 의아해했던 기자는 현지에 도착해서야 그 이유를 깨달았다. 끝없는 직선도로와 험한 곡선도로에 가파른 오르막, 그야말로 주행시험장으로는 더없는 지형을 갖춘 곳이 바로 사막지대. 푸조사가 이번 행사에 선보인 차량은 모두 4종. 이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올해 새로 선보인 「406쿠페」과 오픈카인 「306카브리오레」으로 국내에도 곧 시판될 예정이다. 먼저 3천㏄ 406쿠페을 시승했다. 쿠페는 2인승용 스포츠형카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현대자동차의 티뷰론이 이른바 쿠페다. 유선형의 날렵한 디자인이 마치 한마리 표범을 연상시켰다. 홍해를 끼고 있는 요르단의 아카바시를 출발했다. 염분이 높아 사람의 몸이 저절로 뜬다는 사해(死海)까지 총연장 2백74㎞의 도로를 달리는 것이 첫날 일정.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으나 시동음만 들릴 뿐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운전대 밑의 비밀번호판에 암호를 입력하는 것을 잊었기 때문. 도난방지를 위해 마련해둔 장치였다. 내부장치는 국내차와는 크게 달라 오디오시스템과 공조장치의 조작이 익숙하지 않았다. 액셀러레이터를 가볍게 밟았다. 시속이 수초만에 1백㎞를 넘어 1백70㎞까지 올라갔다. 계기판을 보지 않고는속도를 알 수 없을 만큼 차체에 안정감이 있었다. 이날 최저속력은 1백50㎞였으며 최고 2백30㎞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기본기에 충실한 차」라는 평가답게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떼고 밟는대로 정확하게 차는 움직였다. 특히 완만한 커브길의 경우 시속 1백70㎞까지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차는 핸들의 조작대로 움직였다. 거의 달리는 차가 없었으나 보이는 앞차는 무조건 추월했다. 추월시에 보여주는 순간가속력은 놀랄만했다. 중간에 약간의 지체는 있었지만 예정대로 2시간만에 사해를 바라볼 수 있었다. 이어 일찍 도착한 10명의 운전자에 한해 오픈카인 「306카브리오레」 시승기회가 주어졌다. 이 차종은 기능상의 특별한 장점은 찾아볼 수 없었으나 오픈카가 가져다주는 역동적인 느낌이 젊은층의 인기를 끌 만했다. 〈아카바(요르단)〓박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