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녀」(토 일 밤9.50)에는 독특한 카리스마를 지닌 여성프로모터(송옥숙)가 등장한다. 실제 모델은 없을까. 방송가와 복싱계 일각에서는 「한국 프로복싱의 대모」로 불리는 심영자씨(55.88프로모션 회장)를 연상시킨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심씨와 함께 일하는 88프로모션 최용철상무도 『국내에 대표적 여성 프로모터가 거의 없는데 탤런트 송씨와 심회장이 말투는 물론 선수를 대하는 모습까지 판에 박은 듯 똑같아 깜짝 놀랐다』고 말할 정도. 심씨는 과거 흥행업체 카멜프로모션 회장으로 프로복싱을 좌지우지했던 여걸(女傑). 70년대말부터 전WBC슈퍼플라이급 챔피언 김철호의 후원을 시작으로 프로복싱에 발을 들여놓은 뒤 자신의 아파트에서 선수들과 함께 살며 새벽운동부터 잠자리까지 보살피는 헌신적 뒷바라지로 챔프들을 배출해냈다. 김성준 김철호 장정구 김용강 문성길 등 우리 권투사를 장식한 세계챔프들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극중 여성프로모터 장순자는 라커룸에서 담배를 피우는 무명선수 준호(이병헌)를 보고 『기본이 안된 놈이군. 선수가 라커에서 담배를 피워』라며 준호의 뺨을 후려갈긴다. 그런가 하면 그는 준호의 대성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뺨을 만지는 등 선수들을 「아이」처럼 대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 최상무는 『이 장면들도 심회장의 평소 거침없는 성격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라며 『데뷔시절부터 선수들과 숙식을 하며 키워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심회장은 과거 「짱구(張正九)엄마」 「용강이 엄마」로 불리기도 했다. 작가 권윤경씨는 『심회장이 딱 들어맞는 장순자의 모델은 아니지만 권투계의 대모로 불리는 심회장의 캐릭터와 이미지를 참고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송옥숙과 외모까지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 심회장은 몇년의 공백 끝에 현재 88프로모션회장으로 최요삼(WBC주니어플라이급 2위) 이용훈(WBA밴텀급2위) 등 유망주들을 육성하고 있다. 한 프로복싱 관계자는 『프로복싱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가 복싱의 인기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승부조작 등 지나치게 어두운 면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