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의 콩피뇽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매일 아침 신문에 난 기사를 읽고 토론하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발표를 맡은 학생이 신문기사를 선택해 읽고나면 학생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한다. 지난 8일 이 학교의 유일한 남자교사인 미셸 블랑 선생님 반에서는 마튜 지로(12)가 준비해온 「트리뷴 드 주네브」신문의 외신기사를 읽고 학생들이 토론을 벌였다. 기사는 하루 15시간씩 공부하는 13세의 일본소년에 관한 내용이었다. 지로는 『우리 또래 학생이 아침7시부터 밤10시까지 공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학생들은 『스스로 원해서 하는 공부라면 괜찮다』 『만약 숙제를 하기 위해 그만한 시간을 책상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면 문제가 있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블랑선생님은 말을 중간에 가로채는 학생이 없는 한 토론에 끼어들지 않았다. 토론의 내용보다는 다른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고 질서있게 자기주장을 하는 과정을 더 중시한다. 블랑선생님은 『신문은 다양한 최신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새 어휘를 익히고 토론방법을 연습할 수 있는 요긴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콩피뇽 초등학교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콩타민 초등학교 학생들도 매일 아침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신문을 읽고 의견을 나눈다. 지난 7일은 「주르날 드 주네브」신문에 실린 어린이 성학대에 관한 기사가 소재였다. 올리비에 힌더버거 교사는 『제네바 사람은 두사람이 모이면 협회를 만들고 세사람이 모이면 신문을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문을 좋아한다』며 『열살 정도만 되면 신문을 읽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네바에서는 어디를 가든 신문 스크랩이 놓여있어 신문을 무료로 읽을 기회가 많다. 이곳 사람들은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벽에 걸어놓은 신문 스크랩을 뒤적인다. 독일어권인 취리히에서도 신문은 중요한 교과서 역할을 한다. 신문을 읽고 토론할 뿐만 아니라 인터뷰 기법까지 배운다. 〈제네바·취리히〓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