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흔히 헌혈 후진국이라고 한다. 피에 대한 숭고한 의식 등 뿌리깊은 동양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헌혈을 꺼리는 모양이다. 오죽하면 국내에서 필요한 피가 모자라 해외에서 수입을 하고 길거리에서 건강한 사람을 붙들고 헌혈하라고 강권까지 하고 있을까. 헌혈증서를 발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선진국에서는 봉사의 일종이기 때문에 헌혈에 대한 대가가 물론 있을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신이나 가족이 후일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헌혈하는 예도 많다. 그래서 헌혈증이 필요하고 이를 간직하게 된다. 엊그제 헌혈을 하며 간호사에게 증서를 분실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헌혈은 봉사 차원이므로 증서의 재발급은 안되며 습득한 사람이 마치 돈을 주워 쓰듯이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헌혈을 유도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시작된 증서제도이지만 기왕에 실시된 제도라면 운용을 잘해야 한다고 본다. 오래전 군생활 할때 헌혈했던 증서를 분실해 위급시 이용을 못한다면 헌혈에 대한 호응도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요즘같은 전산화시대에 헌혈자들을 컴퓨터에 입력해 놓으면 구태여 증서 따위는 필요없으리란 생각이다. 조승희 (서울 종로구 수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