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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청문회]박재윤-안영기 증언 쟁점정리

입력 | 1997-04-28 20:25:00


[박재윤 전통산부장관] ▼코렉스도입 사전인지 여부▼ 박재윤전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한보철강의 코렉스 기술도입 신고에 대해서는 장관 재임 기간 중 전혀 몰랐으며 다만 설비도입 허가는 95년 6월 당진제철소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박전장관은 『94년의 경우를 보면 모두 6백40건의 기술도입신고가 들어왔지만 재임 중 단 한 건도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사전에 보고를 받았더라도 처리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95년 5월 포항제철을 방문했을 때 한보의 코렉스 설비도입허가에 대해 보고를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포철에서도 코렉스공법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 확실히 안 것은 95년 6월 당진제철소에서였다』면서 『설사 그 전에 보고를 받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김현철―정보근씨와의 관계▼ 박전장관은 『金賢哲(김현철)씨를 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잘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박전장관은 또 92년 대선 당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사조직으로 田炳旼(전병민)전 청와대 정책수석내정자가 관여했던 「동숭동팀」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연령 차이도 있는데 김현철씨를 잘 알고 있다는 것과 친하다는 것은 다르다』며 현철씨가 자신을 청와대경제수석이나 재무, 통산부장관에 추천했다는 설(說)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鄭譜根(정보근)한보그룹회장을 통산부장관실로 부른 적이 없느냐는 추궁에 『한보가 러시아 가스전 사업참여를 신청하면서 통산부가 마치 규제완화시책을 어기고 사업허가를 해주지 않는 것 처럼 언론플레이를 해 실무진에서 불허결정을 통보하면 오해가 있을까봐 직접 불러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안영기 철강금속과장] ▼한보코렉스기술 도입경위▼ 통상산업부의 한보철강 코렉스기술도입 신고 수리가 「사실상 정부허가냐, 아니면 형식적 행정절차냐」는 문제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의원들은 『현대그룹의 일관제철소불허, 포항제철의 코렉스설비 증설계획취소 과정에서 알 수 있듯 정부가 한보철강에 대해 사실상 허가권을 행사했다』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安榮起(안영기)통산부 철강금속과장은 『정부는 허가권한이 없으며 법적으로도 기술도입신고 수리를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국민회의 李相洙(이상수)의원이 『당시 통산부가 한보의 기술도입신고를 수리할 때 「코렉스기술이 혁신기술로 경쟁력향상 등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검토의견서를 작성한 것은 형식적 수리가 아닌 준인가적 행위』라고까지 주장했지만 안과장은 『신고 수리 때 기술성과 사업성은 검토대상이 아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의원들이 계속해서 『증인은 행정직 출신으로 철강금속 관련 부서에서는 한번도 근무해보지 않았는데 철강금속과장 부임후 11일만에 초고속으로 졸속 결재한 이유가 뭐냐』고 따지자 안과장은 『20일내 처리토록 돼 있으며 사무관들의 충분한 의견을 들어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현대 일관제철소 불허경위▼ 의원들이 『한보의 철강사업확장을 위해 현대의 일관제철소를 불허한 것이 아니냐』고 다그치자 안과장은 『정부는 어떤 업체에 반사이익을 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그는 신한국당 孟亨奎(맹형규)의원이 『증인의 말대로라면 개별업체의 투자는 허가사항이 아닌데 왜 현대의 제철소사업을 신고 전에 막았느냐』고 따지자 『정부가 대규모 투자에 대해선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안과장은 『철강수급은 정부 책임이며 수급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경우에는 정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현대는 연산 6백만∼1천만t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의 생산을 계획하고 있어 96년에 공업발전심의회를 열어 반대입장을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철 코렉스 증설취소 배경▼ 의원들은 『한보가 통산부에 코렉스 기술도입신고를 한 5개월 뒤에 포철은 朴在潤(박재윤) 당시 장관의 요청으로 코렉스설비증설계획을 고로방식으로 전환했다』며 통산부의 개입을 추궁했으나 안과장은『포철의자체결정』이라고주장했다. 안과장은 『포철이 코렉스기술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나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상태에서 고로방식이 경제적이라고 판단해 자체결정한 것이지 박장관이 포철을 방문한 자리에서 요청한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김창혁·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