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대선 당시 민자당경리부대리로 자금지출에 관여했던 金載德(김재덕·신한국당대전시지부홍보부장)씨는 지난 1년여 동안 몇차례나 발언을 번복한 것으로 밝혀져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4.11총선 직전 국민회의 李종찬 부총재와 吳佶錄(오길록)민원실장을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아는 대선자금 규모를 3천1백27억원이라고 밝혔다는 게 국민회의측 주장. 그러나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대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민련이 주장하는 2천6백억원의 반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는 『1천억원을 넘지는 않는다』고 했다가 다시 『1백억원인지, 2백억원인지, 3백억원인지 모르겠다』고 오락가락했다. 국민회의와의 협상과정 대목도 비슷하다. 국민회의가 공개한 김씨와 오실장의 전화통화(28일 오후) 녹음내용에는 김씨가 30억원을 달라고 한 부분이 확실하게 담겨 있다. 그러나 김씨는 기자회견에서 『국민회의측이 5억원을 주고, 제1당이 되면 5억원을 더 주겠다고 제의해 내가 30억원과 金大中(김대중)총재 각서를 달라고 했다』며 『30억원 제의는 거래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자금 언급경위에 대해 이부총재는 『김씨가 당초 「정의를 위해 대가없이 양심선언하라」고 설득하자 「내 인생이 걸린 문제인데 그렇게 할 수는 없다」며 돈욕심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김씨는 그러나 회견에서 『대선이 끝난 뒤 재미삼아 「(대선자금내용을 알고 있으므로) 내가 민자당에서 마지막으로 잘릴 사람」이라는 얘기를 하고 다녔다』고 말을 바꿨다. 김씨는 회견직전 朴寬用(박관용)사무총장 등 당지도부와 장시간 대책을 논의했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