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賢哲(김현철)씨에게 3억원을 직접 준 것으로 확인된 두양그룹 金德永(김덕영)회장은 현철씨의 경복고 13년 선배로 현철씨가 유학했던 미국 남가주대(UCLA)에서 석사과정을 한 학연으로 현철씨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5공 때 공중분해된 국제그룹 회장 梁正模(양정모)씨의 다섯째 사위이기도 한 김회장은 30대에 손위 동서를 제치고 그룹 후계자로 지목되는 등 국제그룹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었다. 그러다가 지난 85년 국제그룹이 해체되자 김회장은 회사에서 나온 국제그룹 직원들을 중심으로 자본금 5천만원인 두양상사를 설립, 두양그룹의 토대를 마련했다. 현재 ㈜남성 영흥철강 대흥산업 두양금속 우양건설 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두양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2천억원 규모. 이 중 두양상사 매출액이 1천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김회장이 최근 일반에 다시 알려지게 된 것은 장인인 양정모씨와의 송사가 불거지면서부터. 양씨는 지난해 11월 서울지검에 사위 김회장과 사돈 金鍾浩(김종호·79)신한종금회장을 횡령혐의로 고소했다. 양씨의 주장은 김회장 부자가 국제그룹 해체 직전 명의신탁으로 맡겼던 신한종금(당시에는 신한투금) 주식을 94년 소송을 통해 제일은행에서 되찾고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내용. 신한종금은 85년 국제그룹 해체 이후 국제그룹계열사로 분류돼 제일은행에 매각됐었다. 이에 대해 김회장은 양씨가 자신에게 신한종금 주식을 증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 지난 2월 김회장 부자의 횡령혐의를 인정했으나 김회장은 고소인인 양씨와 친족 사이이기 때문에 친고죄 공소시효인 6개월이 넘었다는 이유로 형을 면제했고 사돈인 김종호회장은 불구속기소했다. 한편 김회장이 현철씨에게 돈을 주었다는 사실이 검찰에 포착된 결정적인 계기는 양씨가 김회장 부자를 검찰에 고소하면서 제출한 고소장에 이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