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재경원-재계, 부실기업 「경영권 박탈」 논란

입력 | 1997-04-30 19:54:00


정부가 부실징후기업 지원제도를 내놓은 다음 「경영권박탈후 자금지원」을 천명하자 부실 대기업을 포함한 재계가 반발하며 「자금지원후 경영권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채권은행단이 진로그룹 경영에서 張震浩(장진호)회장을 배제할 움직임을 보이자 대한상의 전경련 등 재계단체 등이 반대의견을 제기, 부실기업 지원제도가 표류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30일 『진로그룹의 경영권 문제는 채권은행단이 전적으로 판단할 일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기업주에게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진로그룹에 대한 지원은 국민경제를 고려하여 이뤄지는 것이지 장진호회장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기업주가 경영권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기업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부실원인과 자구노력 이행여부, 기업인의 도덕성 등을 감안하여 경영권 처리기준이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경그룹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풍토에서 오너가 배제된 자구노력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실원인과 대처방안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기업주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재계는 정부가 진로그룹 자금지원을 계기로 공기업 민영화원칙에 적용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민간기업에도 확산시키려는 의도를 경계했다. 단순히 진로그룹 경영권논란이 아니라 정부가 재벌의 오너중심체제를 흔들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재경원은 현 재벌중심체제로는 더이상의 경제성장이 어려우며 새로운 기업경영형태가 출현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경영권을 둘러싼 재계와 정부의 신경전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임규진·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