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터널, 차가운 레일, 복잡한 선로, 육중한 차량. 그러나 그 열차를 달리게 하는 힘은 사람의 따뜻한 손입니다』 사진 입문 30여년, 지하철이라는 하나의 테마만을 13년째 찍어온 元鍾哲(원종철·50)씨는 전동차를 운행하고 셔터를 누르는 「사람의 따뜻한 손」을 강조한다. 그는 지난 84년부터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지하철공사의 각종 행사사진이나 홍보용 사진을 찍고 있어 국내에서 「지하철 사진」하면 「원종철」로 통할만하게 됐다. 『지하철의 역사를 사진으로 엮고도 남을 정도인 5만∼6만장의 사진을 갖고있는 것이 제 가장 큰 재산입니다』 원씨가 사진에 일생을 걸게된 계기는 고교시절 전국고교생 사진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사건」이었다. 원씨는 『그때 그 상이 인생을 결정지은 셈』이라고 말했다. 어느새 맨눈으로 보는 세상보다 앵글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을 더욱 좋아하게 된 원씨는 당시로는 유일하게 사진학과가 있던 서라벌예대에 진학해 사진공부를 계속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시에 스카우트됐어요. 당시에는 단속계에 근무하며 항공사진을 찍어 무허가 건축물이나 그린벨트내 불법건축물을 가려내는 일을 했지요』 원씨는 직장 일이 끝나면 또하나의 세계로 돌아간다. 보도사진이 아닌 예술사진작가의 길에 매달리는 것이다. 질주하는 힘에 가려 느껴지지 않는 전동차의 따스함을 보여주는 사진을 찍고 싶은 것은 바로 예술작가로서의 바람이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