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의 현주소는 과연 어디일까. 한국경마는 경주마와 기수의 능력, 경주운영시스템, 경마문화 등 여러 면에서 외국 유수의 경마와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이며 경마관련 종사자들의 수입에서는 큰 격차가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경마의 꽃」인 기수들의 수입. 한국은 간판스타 박태종이 지난 한햇동안 5백80경주에 출전, 모두 3억6천6백20만원을 벌어들여 최고를 기록했다. 2위를 차지한 김윤섭이 2억3천8백20만원, 3위 신형철은 2억1천8백30만원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연간 1억원이상의 수입을 기록한 한국기수는 이들을 포함, 모두 23명에 불과했다. 이에비해 외국유명기수들의 수입은 엄청나다. 「시거」를 비롯, 전세계 유수의 경주마와 호흡을 맞춰온 제리 베일리(미국)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천1백35경주에 나서 1천8백96만달러(약 1백70억원)를 거둬들이며 랭킹1위에 올랐었다. 2위를 차지한 크리스 매커런은 1천3백만달러(약 1백17억원), 3위 코리 나카타니(이상 미국)는 1천2백20만달러(약 1백9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챙겼다. 세계의 벽이 높은 것은 조교사들도 마찬가지. 현역 최고의 조교사로 불리는 웨인 루카스는 지난해 상금으로만 1천4백30만달러(약 1백26억원)를 거뜬히 챙겨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위 윌리엄 모트(이상 미국)는 1천3백20만달러(약 1백18억원). 그러나 한국은 지용철조교사가 2억1천만원으로 유일하게 2억원을 돌파했을 뿐 대부분의 조교사들이 1억원내외의 상대적으로 빈약한 호주머니를 드러냈다. 외국 경주마로는 지난해 브리더스컵을 끝으로 은퇴한 「시거」가 4백91만달러(약 44억원)를 거둬들이며 단연 1위. 2위는 2백69만달러를 벌어들인 「스킵 어웨이」가, 3위는 2백53만달러를 기록한 「알파벳 수프」가 각각 차지했다. 국내경주마 가운데는 지난해 1억8천4백만원을 벌어들인 「훌라밍고」가 2위 「아침누리」(1억6천6백만원)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처럼 극심한 돈주머니의 불균형이 초래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대회규모의 현격한 차이에 있다. 두바이월드컵과 브리더스컵 클래식경주의 상금이 4백만달러(36억원)에 달하는데 반해 국내최고상금을 자랑하는 무궁화배와 그랑프리대상경주의 상금은 1억8천만원에 불과하다. 〈리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