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가 지난 1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대선자금 고백」을 건의한 사실이 4일 알려지자 당 관계자들은 『이대표 스타일로 볼 때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이대표가 1일 청와대 주례보고에 앞서 있었던 시민토론회에서 「대선자금 고백」을 주장한 것은 YS를 향한 메시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1일 주례보고 직 후 이대표의 대선자금 관련 발언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하려 하자 김대통령이 「그 문제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미 대통령과 이대표 사이에 얘기가 오갔다는 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대표측은 『만일 이대표가 건의를 했다면 자신의 의견이 아닌, 당내 초 재선의원들의 이름으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측근은 이와 관련, 『이대표의 주례보고 내용은 당에서 극히 한정된 사람만이 알고 있다』며 『그런 내용이 새나간다면 보안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대표측의 속내는 그리 싫지 않다는 눈치다. 이미 기선을 잡은 대선자금 문제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게 이대표 진영의 내부 판단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김대통령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당내 다른 대선주자들은 이대표의 「대선자금 드라이브」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고문측은 『이대표가 대쪽 이미지 유지와 YS와의 관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렇지만 「대선자금 고백」주장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어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