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신임영국총리는 페미니스트인가.
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공천한 여성후보자수는 1백58명. 이중 1백2명이 의회에 진출했다.
동반당선된 마리아와 안젤라는 쌍둥이 자매, 클레어 워드는 24세로 최연소의원이 됐다. 블레어총리는 지구당 여론조사를 실시해 노동당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는 곳에는 여성후보를 공천했다.
당이 워낙 여성공천을 많이 해 남성후보들이 불만을 터뜨리며 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은 남녀차별금지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중재에 나섰을 정도였다. 여하튼 이번 총선에서 여성의원은 1백20명으로 웨스트민스터에 우먼파워시대가 도래했다.
여성의원의 대거등원은 당장 의원회관의 모습을 바꿔놓게 됐다. 의회측은 당구장을 탁아시설로 개조하고 남성용 이발소를 미장원으로 바꾸며 여성전용화장실도 늘릴 계획이다.
블레어의 여성우대 의지는 여성장관후보들의 대거 약진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3일 최종 발표된 블레어내각의 장관 22명중 하원의장 통산장관 해외개발장관 사회복지장관 북아일랜드장관직 등 다섯자리가 여성에게 돌아갔다. 선거전 그림자내각(섀도캐비닛)에서 약속한 여성장관후보 전원이 장관에 기용됐다.
반면 유럽내 첫 여성총리였던 마거릿 대처 전수상은 자신의 내각을 엄격히 「금녀의 집」으로 만들어 단 한명도 여성을 임명하지 않았다. 부드러운 남자로 통했던 존 메이저 총리도 5년 재임기간중 단 2명의 여성을 장관에 기용했을 뿐이다.
〈김승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