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곧 돈으로 연결되는 프로의 세계. 그렇다면 프로선수에게 태극마크의 명예는 돌아볼 가치조차 없는 것인가. 프로농구 안양 SBS스타즈의 정재근(28)이 동아시아경기출전 대표팀명단에서 제외된데 이어 부산 기아엔터프라이즈의 김영만(25)마저 대표팀 합류를 거부, 논란이 일고 있다. 정재근의 대표팀 제외이유는 고질적인 어깨부상. 당초 대한농구협회가 발표한 16명의 후보명단에 들어있었으나 소속팀인 SBS가 부상과 피로를 이유로 대표팀 제외를 강력히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김영만역시 왼쪽무릎이 온전치 않다는 게 이유. 지난 농구대잔치에서 재발한 부상이 프로리그를 거치면서 악화됐다며 소속팀이 협회에 대표팀제외를 요청했다. 1m93의 키에 뛰어난 탄력과 스피드로 골밑플레이는 물론 외곽슛과 수비에 능한 이들의 대표팀제외는 방열 대표팀감독의 표현대로 「기둥이 내려앉은 듯한 충격」. 이들의 대표팀 제외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에서 두명 모두 「환자」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 정재근은 원주 나래블루버드와의 플레이오프 준결승 다섯경기동안 평균 23.2득점을 기록했으며 특히 4차전에서는 불꽃같은 3점슛을 포함, 무려 43점을 쏟아부었다. 김영만역시 챔피언결정전 다섯경기에 모두 출전, 평균 25.6점을 넣으며 주포 역할을 했다. 특히 2차전과 5차전에서는 각각 41점과 35점을 몰아치는 신들린 플레이를 펼쳤다. 소속팀의 말대로 부상이 재발했다면 이같은 활약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이 농구인들의 지적. 결국 이들이 대표팀에서 빠진 것은 국가의 명예보다는 팀의 이익을 앞세운 계산의 결과로 밖에 볼수 없다는 지적이다. 〈리 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