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드보드가 뛰고 있다. 한동안 롤러블레이드 롤러스케이트 붐에 밀려 사라지는 듯했던 스케이트보드. 그러나 최근 힙합룩의 신세대풍 패션과 음악이 청소년층을 파고들며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주말인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의 「S.N.C」와 「시그널」 스케이트보드숍 사이의 골목 공터. 이 곳에는 20여명의 라이더(Rider)가 모여 있었다. 주차금지를 위해 제작한 키낮은 가드레일 위로 보드 미끄럼, 론치램프(점프대)에서 보이는 에어(점프)묘기, 산악용 마운틴보드 라이더 등등. 미8군 소속 미군병사 두명도 이곳을 찾아 그들과 어울렸다. 마치 뉴욕의 한 뒷골목인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하는 독특한 풍경이었다. S.N.C는 스케이트보드만을 판매하는 전문숍 국내 1호. 그리고 상점앞의 공터는 언제와도 보더들을 만날 수 있는 라이더들의 공간. 이래저래 이곳은 스케이트보드의 메카가 됐다. 『스케이트보드는 단순한 스포츠에 머물지 않습니다. 조금 과장하면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드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임성준씨(27)의 말. 그는 『보드스포츠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익스트림(극한)스포츠로 도전의식을 심어준다』면서 『이런 보드를 통해 라이더들은 서로를 이해하는 동류의식을 갖는다』고 말했다. 최근 스케이트보드 붐은 「H.O.T」가 출연한 TV광고에 스케이트보드가 등장하고 스노보드 열풍이 불면서부터라고. 현재 보드라이더 중 국내 「최고령」인 조성삼씨(38)는 『그러나 행정기관에서 탈 공간을 마련해 주지 않아 많은 라이더가 뒷골목을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라이더가 늘 모였던 세종문화회관앞 광장도 서울시청에 의해 사라졌다.조씨는 『일산의 호수공원이나 능동의 어린이대공원 등 주변 공원에 론치램프 같은 기본시설만이라도 설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성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