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스쿠버는 골프나 마찬가지로 서민들과는 거리가 있는 운동이라는 게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서울의 전형적 서민들인 동대문시장 아트플라자의 상인 30여명은 시장의 온갖 소음과 먼지를 훌훌 털고 스킨스쿠버를 즐긴다. 여성복전문 도매시장인 아트플라자 스킨스쿠버동우회(회장 尹承一·윤승일·40)회원들은 토요일을 빼고는 매일 밤10시부터 이튿날 오전10시까지 꼬박 밤을 새우며 옷장사를 하는 「부엉이들」. 낮에는 쉰다고 해도 집안일을 건사하고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들 얼굴이라도 보려면 충분히 잠을 잘 수 없는데다 밤 새워 손님들과 흥정한 탓으로 파김치가 될 때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주말마다 부근 실내수영장에서 스킨스쿠버 연습을 하고 한달에 한번은 동해나 남해, 제주도 바다를 찾는다. 그때마다 피로와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낸다. 회원중 한명인 정형수씨(26)는 지난 4월20일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수중결혼식을 올렸다. 회원들은 일반 하객들이 도달할 수 없는 바닷속까지 쫓아가 물갈퀴아치로 신랑신부가 행진하는 길을 만드는 등 하객노릇을 톡톡히 해내는 「의리」를 보였다. 이 모임의 총무 裵英珉(배영민·31)씨는 『처음에는 장사하는 사람들이 무슨 스킨스쿠버냐며 시큰둥한 반응들이었으나 「운동에도 귀천의 구별이 있느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박경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