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薰鉉(조훈현)9단은 최근 새집을 지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옛집을 허물고 큼직한 양옥 2층집을 올린 것. 널따란 정원 왼편으로 북악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풍광. 공교롭게도 조9단은 새집을 지은 뒤 잇따라 3개의 타이틀을 따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지난8일 열린 배달왕기전에서 李昌鎬(이창호)9단을 불계로 꺾고 우승을 차지, 6관왕에 올랐다. 한때 전관왕을 차지했던 이9단은 8관왕으로 한발 밀렸다. 조9단은 금년들어 국제대회인 동양증권배에서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를 누르고 정상에 오른 것을 비롯, 국내기전에선 劉昌赫(유창혁)9단이 갖고 있던 KBS바둑왕전 타이틀을 잇따라 빼앗았다. 두달 남짓동안 3개의 타이틀을 추가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조9단은 특히 이9단과의 대결에서 강해진 모습. 지난해 국수전에서 이9단에게 2승후 3연패를 당해 충격을 받았던 조9단은 금년 통산 이9단과 7승7패의 접전을 펼쳐 『이창호를 철저하게 연구한 것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조9단은 배달왕기전 결승에서 최근 새롭게 등장한 대형정석을 두면서 이9단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수순을 밟아 승기를 잡았다. 바둑계는 『지난해에도 조9단은 연초 2개의 기전 타이틀을 따내는 등 좋은 성적을 보였다』면서 『조9단의 상승세가 금년 중후반까지 유지될지가 관심사』라고 말하고 있다. 조9단은 배달왕기전 타이틀을 따낸 다음날인 9일 바둑계인사 60여명을 초청 집들이를 했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