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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쌓여만 가는 재활용쓰레기

입력 | 1997-05-11 20:09:00


플라스틱 종이류 유리병 쓰레기가 재활용되지 못한 채 수집장에 쌓여만 가고 있다.

서울의 경우 각 구청과 민간수집장의 재활용쓰레기 적체량은 2만5천여t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플라스틱과 유리병은 물론 한때 재활용률이 높던 종이류마저 비에 젖어 썩으며 지저분하게 쌓이고 있다는 보도다. 지난 95년 쓰레기종량제와 함께 주부들의 큰 호응속에 시작한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사업이 벽에 부닥치고 있는 것이다.

재활용쓰레기가 수집장에 쌓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마디로 채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수집과 처리비용은 늘어나는데 납품가격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그나마 수요마저 줄고 있다. 고지(古紙)는 수출수요도 감소한데다 불황으로 국내 재처리마저 부진하고 가격도 떨어졌다. 플라스틱은 수익성 때문에 재처리업체 수가 4분의1로 줄었다. 80여개 남은 재생업체 능력으로는 각 가정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다 처리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는 어떻게든 재생해서 다시 써야 한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만으로도 쓰레기매립장은 갈수록 비좁아지고 새로운 매립장 마련도 주민들의 반대로 쉽지 않다. 여기에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마저 묻을 수는 없는 일이다. 게다가 종이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재활용쓰레기는 땅에 묻어도 썩지 않는 것들이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물론 자원절약 측면에서도 재생가능 쓰레기의 재활용사업은 오히려 활성화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지원을 통해서라도 재활용사업의 수지채산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 쓰레기 재활용은 환경비용과 자원절약 등 국민경제차원에서 이득이 큰 사업이다. 그런 산업을 이대로 민간에만 맡겨 죽게 놓아 두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