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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대우전자 이정영 산악팀장

입력 | 1997-05-12 07:51:00


『산에는 자주 오르지만 우리 민족의 등줄기가 이렇게 손상되어 있는 줄은 몰랐어요』 일손을 잠시 놓고 직장 동료들과 백두대간 종주에 들어갔던 대우전자 산악팀 팀장인 李鉦永(이정영)정책조사팀 차장이 종주를 마치고 밝힌 소감이다. 대우전자 산악팀 84명은 지난 3월1일 지리산 중산리에서 출발해 4명 1개조, 모두 21개조로 번갈아가며 종주를 계속해 지난 7일 설악산 진부령에 완주(完走)의 깃발을 꽂을 수 있었다. 『회사에서는 우리가 놀러가는 것으로 비쳐질까봐 우려를 했지요. 그렇지만 백두대간의 환경을 살핀다는 좋은 명분이 있었고 전국 사업장의 동료들이 동고동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결국 승낙을 얻어냈죠』 아침 8시에 기상해 밤10시까지 하루 평균 10㎞를 걸으면서 이차장을 비롯한 산악팀원들은 환경파괴의 현장을 생생히 사진에 담았다. 산불로 황폐해진 강원도 고성땅, 고지 1천3백20m 설악산 마득령에 산만큼이나 쌓인 쓰레기더미, 리조트장을 만들기위해 파헤쳐진 산야 등등…. 『도로를 낸다고 흉측하게 산허리를 잘라놓은 모습엔 입을 다물 수 없었어요. 벌목현장도 수없이 목격했죠』 물론 힘든 일도 많았다. 한 조는 지도를 잃어버려 반나절이나 산 속을 헤맨 경우도 있었고 몸에 생긴 검은 점이 진드기인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집에 돌아와 질겁한 동료도 있었다. 이차장은 종주기간 중 채집한 환경파괴실태를 생생하게 담은 보고서를 펴내 환경부와 환경단체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이번에 찍은 사진들을 전시할 생각도 갖고 있다. 『전국 사업장에 떨어져 있어 볼 수 없었던 동료들과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좋았어요. 통일이 되면 금강산 백두산까지 다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