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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보트피플]귀순 김원형씨 美쌍둥이동생의 감격

입력 | 1997-05-14 08:52:00


북한을 탈출한 김원형씨(57)의 쌍둥이 동생 인형씨는 13일 『형님이 무사히 도착했다는 말에 하나님께 감사하고 너무나 행복하다』며 『하루빨리 고국에 돌아가 형님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서 주류도매업을 하고 있는 인형씨는 자택에서 본지기자와 만나 『어머니(차순덕씨·83)께서 작은형님의 탈출소식을 듣고 얼마나 우셨는지 모른다. 어머니는 「빨리 원형이를 보러 가자. 큰아들 윤형이까지 만나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는데…」라는 말만 되풀이하신다』며 안타까워 했다. 큰형인 윤형씨(62)는 현재 평양에서 조금 떨어진 숙천에 살고 있다. 인형씨는 『1.4후퇴때 피란 내려오다가 대동강을 건넌 후 함께 있던 사촌여동생이 배가 고프다고 해 잠시 쉬다 떠났는데 그때 형님은 우리가 가는 것을 몰라 헤어지게 됐다』며 생이별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 계신 이모님이 지난 90년 북한을 방문, 형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아왔다』며 『곧바로 어머님을 모시고 북한에 들어가 신의주 형님의 집에서 가족들이 함께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초 해상탈출계획은 없었으나 뉴욕총영사관에 협의하니 「국제 협조를 얻어내기가 수월치 않다」는 대답만 들었다. 그래서 해상탈출을 계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월22일 형님이 단동에서 전화를 해 「꼭 만나야겠다」고 해서 북경에 가 만났다. 형님은 현금 2만달러가 필요하다고 했고 그후에 보내주었다』고 탈출자금 전달경위를 밝혔다. 그는 『그때 통신을 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사드렸는데 그후 아무 연락이 없어 불안했다. 뒤늦게 생각해보니 통화가 불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탈출을 결행하게 된 배경에 대한 질문에 『가족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이 가장 큰 동기 아니겠느냐』며 『1천만 이산가족이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