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어린이날 연휴때 전남 장흥군에 있는 제암산의 철쭉을 보러갔었다. 수많은 산을 다녀 보았지만 제암산만큼 아름다운 철쭉은 본 적이 없다. 철쭉능선으로 이어지는 화원은 바로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수 만평 위에 일률적인 크기의 철쭉이 만개되어 있는 모습은 조경사가 가지런히 다듬어 놓은 듯 신비로운 자태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통행을 위해 길을 낸다는 목적으로 곳곳에 철쭉나무들이 베인 채 말라 죽어 있었다. 함께 간 일행 중 지난해 그곳에 왔었다는 사람은 『그때는 꽃나무 속으로 기어다닐 만큼 장관이었는데…』하면서 아쉬워했다. 그 뿐만 아니다. 어떤 목적인지 모르지만 산 정상 가까이까지 중장비로 파헤쳐 찻길을 내고 있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가장 아름답다. 왜 개발한다고 찻길을 내고 나무를 베어내는가. 철쭉과 어우러진 제암산의 비경을 가슴속 깊이 아름답게 간직하고 싶다. 장흥군 당국은 더 이상 제암산의 자연을 파괴하지 말고 자연 그대로 보존해 주었으면 한다. 김병순(서울 송파구 가락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