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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남녀농구,사상 첫 중국 격파 『환희의 눈물』

입력 | 1997-05-14 20:35:00


대만남녀농구가 사상 처음 나란히 중국을 꺾던 14일 부산구덕체육관. 이곳은 온통 대만의 축제마당이었다.

선수들은 서로 껴안은 채 눈물을 글썽였고 취재하던 대만 기자들도 저마다 환호하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대만은 그동안 야구와 골프,볼링을 제외한 나머지 구기종목에서 한번도 중국을 이겨보지 못했다.

농구에서 중국과 대만의 대결이 벌어진 것은 대만이 아시아농구연맹(ABC)에 복귀한 지난 83년부터. ABC 창설멤버였던 대만은 지난 78년 중국의 가입과 함께 ABC에서 제외됐었다.

그동안 아시아정상을 지켰던 중국에 3,4위권인 대만은 아예 상대가 되지 않았다. 특히 여자팀은 90년 북경아시아경기에서 무려 50점차로 대패했을 정도. 최근 방콕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에서도 대만은 중국에 41점차로 무너졌었다.

그러나 이날 제2회 동아시아경기 예선에서 대만 여자팀은 90대78, 남자팀은 73대57로 각각 중국에 대승했다.

이번 대회의 중국 남자팀은 지난해 11월 22세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팀. 여자팀에서도 「아시아의 마녀」 정하이샤(2m4), 리동메이 등이 빠졌다. 그렇다고 해도 대만에 사상 첫 패배한 것은 충격적이다.

대만농구협회 리광준 비서장(사무총장)은 『오늘의 승리는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딴 어느 금메달보다도 값지다』며 『5월14일은 「대만농구 승리의 날」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흥분했다.

12억 중국에 대한 2천1백만 대만의 승리. 대만은 남녀농구의 중국격파를 「골리앗을 누인 다윗의 승리」로 여기고 있는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