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PP)사의 경영난이 날로 심해지자 최근들어 PP사들을 둘러싼 인수합병(M&A)설이 무성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PP사 운영에 필요한 투자비가 막대한데다 올해 경기침체의 여파가 겹쳐 일부 PP사를 대상으로 한 M&A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PP업계는 이미 두차례의 M&A를 경험했다. 지난해말 39쇼핑의 제일방송 인수에 이어 지난 4월 제일제당그룹이 m.net를 인수한 것. 특히 제일제당의 M&A는 대기업의 PP사 인수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현재 M&A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경영난에 빠진 진로그룹이 매각 대상으로 분류한 GTV. GTV는 지난달 자금압박을 견디다 못해 직원들 급여를 제때 주지 못하기도 했다. GTV 인수를 타진하는 그룹으로는 삼성 신원 신세계 한화 LG그룹 등이 꼽히고 있다. 다솜방송도 공공연하게 M&A 대상으로 꼽히는 PP사. 이미 지난해말 세모가 다솜방송의 M&A를 추진하다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 다솜방송의 한 관계자는 『세모의 시도이후 인수에 관심을 갖는 쪽이 몇군데 있어 현재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오리콤이 대주주인 DSN(두산수퍼네트워크)은 두산그룹의 경영난때문에 M&A대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YTN도 M&A 소문이 무성한 곳중의 하나. 적자가 5백억원대를 넘었고 삼일회계법인의 경영진단에서도 현상 유지가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 보도채널의 특성상 한국통신 등 공기업에 매각될 것이라는 설도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다. 그러나 YTN 관계자는 『보도채널은 M&A가 어려울 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매각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스포츠TV도 적자가 많아 문화체육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민간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다. M&A와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금강기획 사업본부의 지위를 유지해왔던 HBS는 현대종합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출자로 신규법인을 설립, 오는 7월 독립할 계획이다. 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은 지금까지 자본금 부족으로 HBS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PP사를 상대로 한 M&A의 주체로 거론되는 업체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다. 이들이 PP사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이달말 2차 종합유선방송국 허가로 내년부터 케이블TV 시청지역이 확대되고 위성방송까지 시작되면 PP사의 황금성이 제 빛을 낼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