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축대붕괴사고가 난 서울 성북구 돈암2동 한진아파트는 총 4천5백9가구 가운데 상가와 임대아파트 5백80가구를 제외한 3천9백29가구가 준공을 받지 못한 상태에 있다. 한진아파트가 공사를 끝낸 95년5월부터 지금까지 준공검사를 받지 못한 이유는 △불법 구조변경에 따른 무단증축 △불법증축 후 설계변경 △입주가구수에 해당하는 주차구획선 부족 등이다. 성북구청측은 그동안 재개발조합과 주민들의 집요한 민원에 시달렸지만 상가에만 임시사용 승인을 내주었을 뿐 다른 일반가구에 대해서는 사용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 아파트 건설은 지난 86년10월 재개발사업설립 및 시행인가를 받아낸 동소문동 재개발조합이 91년1월 재개발에 나서 95년까지 공사를 벌였다. 조합측은 이 과정에서 세차례나 설계를 변경, 일부동의 층수를 13층에서 20층으로 늘려 지어 가구수를 임의로 늘리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설계와 감리를 맡은 건축사업소 관계자 5명이 구속되는 등 말썽이 잇단 가운데 조합측은 구청에 임시사용 승인을 허가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청했지만 구청측은 「임시사용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나 재개발조합측은 구청의 의견을 무시하고 무단입주를 강행, 사고는 「예고」돼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서울에서 준공검사를 받지 않은 채 사용중인 아파트와 연립주택은 모두 1만9천9백18가구나 된다. 당국은 장기간 미준공 상태에 빠진 건축물에 대한 양성화조치는 지난 80년대초를 끝으로 단 한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하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