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직후인 지난 95년 7월 趙淳(조순)서울시장은 취임사와 함께 「민선시장 70대 중점시책」을 내놨다. 지하철의 안전시공과 안전운행이 그중 머리를 차지했다. 지난 12,13일 서울지하철에서 배전반 화재와 제동장치 고장사고가 연이어 터지는 등 지난해 말 지하철 5호선이 완전개통된 이후 며칠 걸러 한번 꼴로 지하철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10일 조시장은 여의도 공원화사업 기공식에 가다 공덕동로터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를 2백m 전방에서 목격하고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있다. 지난 11일에는 당산철교 해체공사 현장에서 기중기가 교량구조물을 철거하던중 무게를 견디지 못해 크레인 부분이 휘면서 교량구조물이 강물에 처박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을 최우선해 불량교량을 철거하고 있는 공사장에서 일어난 안전사고였다. 지난 10일 장쾌한 물줄기를 뿜으며 가동, 「동양 최대」라고 자랑했던 중랑구 용마인공폭포는 준공식때 쓴 깔개용 골판지 4백여장이 연못에 빠지는 바람에 이튿날 가동을 중단하는 소동을 빚었다. 서울시의 한 고위간부는 최근 조시장의 대선출마와 관련한 얘기들이 나돌고 언론에 보도되자 부하직원들에게 『조시장의 정치적 행로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함구령을 내렸다. 그는 『대선 바람에 공무원들이 흔들려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시민들은 환경오염대책 버스운영개선 지방세개혁문제 등 서울시의 굵직한 당면과제들이 어떻게 돼가는지 잘 모르겠다며 조시장의 「시정수행 능력」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선시장 시대에 들어와 「서울시 공무원들의 나사가 더욱 풀린 것같다」는 지적들이다. 〈조병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