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형사피의자 신분으로 대검찰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金賢哲(김현철)씨는 어떤 예우를 받았을까. 현철씨는 이날 비록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지만 후한 대접을 받았던 지난 2월의 1차 조사 때와는 달리 수사검사들에게서 혹독한 추궁을 받았다. 1차 조사 때는 고소인 자격으로 주로 해명을 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비리를 밝혀내려는 검사와 사활을 건 게임을 벌여야 했기 때문이다. 현철씨에 대한 조사는 주임검사인 대검 중수부 李勳圭(이훈규·44·사시20회)3과장이 주로 맡았다. 그러나 수사팀 수석인 金俊鎬(김준호·40·사시24회)검사와 송해운(38·사시25회) 申炫秀(신현수·39·사시26회) 金敬洙(김경수·37·사시27회) 吳光洙(오광수·37·사시28회) 盧官圭(노관규·39·사시34회)검사 등 6명중 일부도 교대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공무원 독직사건과 조직폭력사건 수사를 통해 명성을 날린 검사들이다. 그동안 확보한 물증을 갖고 덤벼드는 「불독」같은 검사 앞에서 현철씨는 이날 침착했던 국회 청문회 증언 때와는 달리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으며 몹시 초조한 기색이었다고 수사검사들은 전했다. 수사검사들은 1차 조사 당시 현철씨가 운영해온 민주사회연구소의 소장이라는 뜻의 「김소장」 대신 「피의자」로 부르거나 호칭을 생략했다. 이훈규과장은 조사에 앞서 호칭문제로 고심했으나 일반피의자들도 「피의자」라고 부르지 않는 점을 감안,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호칭을 생략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차 조사 때 26시간 동안 검찰청사에 머물렀지만 수면과 휴식,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10시간 남짓 신문받았던 현철씨는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48시간 내내 지루하고도 힘든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은 1차 조사 때와는 달리 일반조사실이 아닌 특수조사실에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11층 1113호실에 위치한 특수조사실은 지난 95년 11월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이 거쳐간 조사실이기도 하다. 특수조사실은 6,7평에 불과한 일반조사실의 1.5배 크기로 책상과 침대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일반 조사실과는 달리 소파와 화장실이 딸려 있고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다. 주임검사인 이과장은 『현철씨가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점을 감안, 예우는 최대한 갖추되 조사는 당당하고도 철저히 한다는 것이 검찰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종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