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국당 ▼ 15일 金賢哲(김현철)씨가 검찰에 소환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신한국당 당직자들은 『할 말이 없다』 『착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李會昌(이회창)대표 주재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李允盛(이윤성)대변인은 『이번 검찰조사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의혹이 진실규명 차원에서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만일 조사결과 책임이 있다면 순리와 상식에 따라 처리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현철씨의 사법처리를 계기로 4개월간 계속된 「한보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면서 신한국당은 야권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국민회의의 거국내각구성 주장은 정국의 수습이 아닌 혼란만을 조장할 뿐』이라며 『상투적인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당내 대선주자들은 현철씨 문제에 대해 대체로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이대표측은 『순리와 상식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고 金德龍(김덕룡)의원측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朴燦鍾(박찬종)고문측도 『참담하고 불행한 일』이라면서 『검찰의 엄정수사를 통해 의혹이 철저히 해소되고 시국이 조속히 수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야권 ▼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현철씨의 소환 및 구속이 한보사태와 92년 대선자금 규명의 종착역이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여권이 현철씨의 구속을 계기로 대선자금 문제를 적당히 얼버무릴 가능성에 대해 크게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야권은 앞으로 「현철씨는 현철씨, 대선자금은 대선자금」이라는 논리와 주장으로 대선자금 규명에 계속 초점을 맞춰나갈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이날 간부간담회에서 『한보의 몸체인 대선자금을 밝히지 않고 현철씨의 소환으로 수사의 한계를 지으려는 것은 분명히 대선자금 전체를 숨기려는 압력이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한보수사 마무리 의도를 경계했다. 朴智元(박지원)기조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정부 여당간 당정회의에서 이회창 대표와 孫鶴圭(손학규) 보건복지부장관이 高建(고건) 총리를 비난하면서 한보사건의 조기수습을 재촉, 검찰수사에 관여토록 주문했다』고 보고했다. 자민련의 安澤秀(안택수)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이 현철씨 소환을 전후해 한보사태의 원죄인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서는 「비켜가기」방침을 정한 것 같다』며 철저한 대선자금 수사를 촉구했다. 〈최영묵·정용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