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힘이 세고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도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는 희망적인 나라라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G남성클리닉원장 朴慶植(박경식·44)씨는 15일 구속을 전제로 검찰에 소환되는 金賢哲(김현철)씨를 지켜보며 이같은 소감을 피력했다. 지난 3월 현철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폭로, 김현철비리사건을 점화시키는 역할을 한 박씨는 그동안 『현 정부의 부정부패 세력이 척결돼야 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지만 현철씨가 불행해지는 것은 개인적으로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박씨는 이날 현철씨의 「불행」을 지켜보며 결연한 표정으로 『좋은 나라를 만들려는 우리 국민이 일궈낸 교훈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현철씨에 대한 형사처벌은 모든 비리와 의혹의 해결이자 끝이 아닌 진정한 사태해결을 위한 시작일 수도 있다』며 『본질을 파고드는 검찰수사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씨가 현철씨 비리수사에 대해 전과 달리 단호한 입장을 갖게 된 것은 지난달 21일 자신의 국회청문회 이후 시민들로부터 하루 1백여통의 격려전화를 받으면서 스스로 「공인」으로서의 책임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 이같은 입장 변화를 반영하듯 박씨는 검찰이 전대호건설사장 李晟豪(이성호)씨를 현철씨의 핵심적인 자금관리인으로 지목하자 『검찰이 이씨 등 현철씨 측근을 비리의 주범으로 세우고 김현철문제의 핵심을 비켜나간다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현철씨의 검찰수사를 예의 주시해온 박씨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이씨가 「현철씨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와 참 괴롭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정치적 야망을 가진 현철씨가 기업인을 상대로 저지른 비리는 보다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여 현철씨의 이권개입에 대한 검찰수사가 아직 미진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철씨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현철씨 사람들을 모두 솎아내면 국정에 마비가 올 정도로 광범위한 국정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박씨는 그러나 대선자금문제에 대해서는 『현정권 출범에 기여했던 사람으로서 대통령께서 입장표명을 하기 전에 얘기를 꺼내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