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노하우를 붙잡아라」. 일본 이스라엘 중국 브라질 등지의 내로라하는 통신업체 기술자들의 한국 방문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CDMA 디지털 이동통신의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의 기술 노하우를 한 수 배우기 위해서다. 일본에서는 NTT도코모 IDO DDI 등 3개 통신회사가 SK텔레콤의 기술 자문을 하고 있다. 일본 회사들은 기존 아날로그 휴대전화 서비스를 CDMA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SK텔레콤에 도움을 요청해왔다. 일본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펠레폰사, 브라질의 텔레브라스, 캐나다의 클리어넷, 루마니아의 달리그룹 등도 SK텔레콤을 찾아와 CDMA 서비스 운용 기술을 배워가느라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의 디지털사업본부 이수영팀장은 『베트남의 경우 체신부장관이 몇차례나 방한할 만큼 관심이 크다』며 『베트남 통신기술자들이 곧 방한해 3개월간 CDMA 기술연수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신세기통신도 마찬가지. 세계 각국에서 서비스 상용화 현황을 견학하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불과 1년도 안되어 1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이동통신의 기술력과 실전 경험이 바로 「최고의 CDMA 교과서」라고 한국을 찾는 외국 통신업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엔 경쟁기술인 시분할다중접속(TDMA)계열에서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슨사 관계자들이 방한한데 이어 미국 모토롤라, 루슨트 등 내로라하는 통신 장비업체들이 잇따라 찾아와 CDMA 방식 휴대전화 서비스의 탄생과 기술을 조심스럽게 지켜보았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선진국의 통신사업자를 제치고 중국 상해의 CDMA 시스템 구축과 단말기 공급을 따냈다. LG정보통신도 미국 시장에 뛰어들어 현지에 CDMA 기술 개발을 위한 샌서치사와 CDMA장비 생산을 위한 샌시스사를 설립했다. 「CDMA 오직 한길」을 고집했던 한국의 이동통신 산업이 세계 시장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김종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