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대통령의 아들을 구속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대검청사는 17일 오전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金賢哲(김현철)씨 조사 이틀째인 전날까지만 해도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희색이 만연했던 대검 중수부 수사팀은 영장청구 시한이 눈앞에 다가오자 수사지휘부와 일선 수사검사들의 표정에는 비장감 마저 흘렀다. 沈在淪(심재륜)중수부장과 李勳圭(이훈규)중수3과장은 이날 아침 총장실 보고에 1시간이 넘게 걸려 막상 賢哲(현철)씨 구속을 앞둔 검찰수뇌부와 수사진의 고뇌를 읽을 수 있게 했다. 만 이틀간 직접 신문을 맡았던 李 중수3과장은 연이틀 밤을 지샌 탓인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대사에 앞선 마지막 보고를 위해 빠른 발걸음을 옮겼다. 李과장은 『오전중에는 영장을 넣기가 힘들 것 같다』며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려 조사 막판까지 賢哲씨가 완강히 저항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간간이 웃음을 띠던 예전의 모습과는 달리 입술을 굳게 다문 李과장은 일견 자신감을 띤 표정이었으나 주임검사로서 대통령 아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직접 청구해야하는 부담이 그의 표정 곳곳에서 묻어 나왔다. 沈在淪중수부장은 『돈은 이미 드러났지만 수사팀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고 말해 「대가성」에 대한 의율 문제를 둘러싸고 마지막까지 진통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沈중수부장은 「賢哲씨가 대동주택으로 부터 8억원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액수는 틀리다』고 확인했다. 沈중수부장도 『혐의가 10개쯤 나왔다』며 농을 건네던 전날밤의 여유는 찾아볼 수 없이 무척이나 심각한 표정으로 바꼈다. 전날 소환된 金己燮(김기섭) 前안기부 운영차장의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진들이 한결같이 『오늘 영장청구는 없을 것』이라고만 확인해줄 뿐 구체적인 처리방침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金起秀(김기수)총장을 비롯한 검찰수뇌부도 대통령 아들에 대한 영장청구를 의식한듯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 평소와 달리 일체 집무실바깥 출입을 하지 않았다.